Exhibition


Maker’s Methodology
창작자의 수집법


Role: Curator





2020.10.8. - 10.18.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
SeMA Storage

기획 서민경
참여 작가 오복기공사, 이혜선, 제로랩
그래픽 디자인 양창주(04 Design Studio)
전시 집기 디자인
스페이스플래닝
사진 촬영 박정훈
*서울시립미술관 시민큐레이터 지원사업

Curator Minkyung Mikayla Seo
Artist Studio Obok, Hyesun Lee, Zero Lab
Graphic Design Tom Yang(04 Design Studio)
Exbition Furniture Design Zero Lab
Photo Jeonghun Park

*supporting by Seoul Metropolitan Art Museum, ‘2020 Citizen Curator’



기획글
written by 서민경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뭔가를 모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우표였을테고, 누군가에게는 음반이었을 것이다. 책이나 영화표를 수집하는 이들도 있다. 미술의 영역에서 수집은 미술 전문 콜렉터가 유명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활동으로 이야기된다. 그러나 수집은 일종의 취미 생활로, 혹은 어떤 사건을 추억하기 위해 심취하는 행위다. 발터 벤야민은 수집이 소유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집가와 사물이 맺는 관계는 실용성이나 쓰임새를 담보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물 그 자체에 대한 소유욕이 수집에 대한 충동을 끊임없이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LP판을 수집하게 되면 음악을 듣기 위해서 보다 특정 에디션을 모아서 콜렉션이라는 퍼즐을 완성하는데 초점을 둔다.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일수록 수집가의 태도는 진지해지고 욕망은 절실해진다.

벤야민은 사물을 구입한 후 사용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박제해두는 수집가들의 태도가 마치 노인과 같지만, 낡은 사물에 새로운 체계를 부여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어린이들과 닮았다고 말한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노인보다는 어린이에 가까운 수집가들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규칙과 질서가 있는 새로운 작품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재료를 수집한다. 따라서 어떤 작품을 만들지를 구상해서 그에 맞는 재료를 수집하는 행위는 메이커들에게 있어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각자의 방법론으로 수집한 재료는 손이나 기계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작품이라는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전시 <창작자의 수집법>은 작품 재료를 수집하는 작가들의 방법론을 주목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완성된 작품의 콘셉트가 전시 주제와 부합하는지에 따라 전시장에 설치할 작품을 고르는 일반적인 전시 기획 방식과 다르다. 공예가와 디자이너로 구성된 참여 작가들은 제작에 탐닉하는 메이커들이자 수집한 재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여 작품을 창조하는 창작자들이다. 전시 작품 속 드러난 재료들은 그 물질성으로 인해 작품에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개별 작품들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거나 사회를 향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탄생한 작가들의 세계다. 



전시 정보 링크 https://sema.seoul.go.kr/kr/whatson/exhibition/detail
전시 기사 링크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2113717928